복리투자상품의 끝판왕이 온다…개인투자용 국채 [더 머니이스트-송태헌의 스마트펀드]

입력 2023-09-21 07:42   수정 2023-09-22 11:00



기획재정부에선 내년 상반기 개인투자용 국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만을 대상으로 한 10년·20년 만기 국채 투자상품입니다. 일시불로 매입해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수령할 수도 있고, 달마다 일정금액을 10년 혹은 20년간 납부하고 같은 기간 동안 연금처럼 분할지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일시불로 매입하는 것은 정기예금과, 또 월정액 납부·분할수령은 연금상품과 유사한데요. 거래상대방이 금융기관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라는 점에서 원리금이 보장되는 더 안전한 자산입니다. 지금도 개인의 국채 투자는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에만 8조7000억원의 국채를 순매수했습니다.


국채 관련 ETF도 8월 말 현재 35개가 상장돼 있어서 간접투자로도 개인이 국채에 투자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면 개인투자용 국채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상품일까요? 필자의 의견으로는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의 자산관리에 있어서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중요한 상품의 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왜 개인투자용 국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투자용 국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첫번째 이유는 기존상품 대비 우월한 상품성입니다. 먼저 개인투자용 국채는 복리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단 점에서 복리투자상품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리효과는 투자기간이 길수록, 투자수익률이 높을수록, 수익률의 변동성이 낮을수록, 투자기간 내에 손실이 없을수록 극대화됩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위의 조건을 대부분 만족시키는 상품입니다.

10년 이상의 투자기간은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안전자산인 국채 투자의 단점인 낮은 수익률은 가산금리가 적용됨에 따라 수익률 제고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투자시작 시점에 수익률이 확정되기 때문에 투자기간 동안 수익률의 변동성이 없고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손실이 발생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적용금리별, 투자기간별 개인투자용 국채의 예상 투자수익률 예시를 통해 각 요인들이 투자수익률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1억원을 개인투자용 국채에 투자했을 때 시나리오별 만기 수령 예상금액인데요.


<표>에서 표면금리는 국채에 투자했을때 발생하는 이자율을 뜻하고 3.5%는 올 1~7월 국고채 10년물과 20년물의 낙찰금리 평균입니다. 표면금리 3.5% 국채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투자원금에 매년 3.5% 이자가 발생하고 그 이자가 다시 연 3.5% 수익률로 만기까지 매년 재투자된다는 의미입니다.

먼저 투자기간이 복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투자원금 1억원을 가산금리가 없다는 가정 하에 3.5% 표면금리 국채 10년물에 투자하면 10년 뒤 원리금은 1억4100만원이 됩니다. 41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한 셈이고 투자원금 1억원 대비 수익률은 41%, 투자기간인 10년으로 나눈 연평균 수익률은 4.1%입니다. 연 3.5%의 이자 상품에 투자를 했는데 10년 만기가 되니 연평균 수익률은 4.1%로 매년 0.6%포인트(p)의 추가수익이 발생했습니다. 매년 발생한 이자를 받지 않고 재투자한 결과 발생한 차이로, 복리효과에 해당하는 수익입니다.

투자기간을 늘여 투자원금 1억원을 동일한 표면금리 3.5%의 2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를 볼까요. 만기의 원리금은 1억9898만원이 돼 투자원금이 약 2배로 불어나게 됩니다. 이자로 발생한 9898만원은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 99%, 연평균 수익률은 투자기간 20년으로 나눈 4.9%입니다. 표면금리는 동일한데 투자기간이 10년에서 20년으로 증가함에 따라 연평균수익률은 4.1%에서 4.9%로, 복리효과도 연 0.6%p에서 연1.4%p로 증가하게 됩니다.

다음은 수익률의 상승이 복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일반국채와는 달리 표면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져 만기 보유시 일반국채 대비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산금리는 추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정해질 예정이지만 위의 표에서 가장 마지막 열인 가산금리가 0.5%인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표면금리 3.5%에 가산금리 0.5%가 더해져 적용금리는 4%가 됩니다. 4% 연복리로 국채 10년물에 투자하게 되면 만기의 원리금은 1억4802만원으로 수익률은 48%, 연평균 수익률은 4.8%, 복리효과는 연 0.8%p입니다. 표면금리 3.5%에 투자했던 사례와 비교하면 가산금리 0.5%가 투자기간 10년 동안 만기수익률은 7%p, 연평균 수익률은 0.7%p, 복리효과는 연 0.2%p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가산금리 0.5%로 추가적인 이자가 발생했는데 만기수익률은 이자율 상승보다 0.2%p 더 높은 복리효과의 수익이 발생하게 됩니다.

만기 20년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는 만기수익률 20%p, 연평균수익률 1.0%p, 복리효과 0.6%p 증가하게 됩니다. 적용금리의 상승과 투자기간 증가가 맞물리면 복리의 상승효과로 수익률은 더 크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또 다른 장점은 장기투자 시 가장 큰 고민거리인 '중도 해지'가 가능하단 점이고, 이 경우에도 이자를 수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 1년 이후부터는 중도 환매가 가능하고 이 경우에도 표면금리만큼의 이자가 보장됩니다. 중도 해지의 경우에는 복리가 아닌 단리로 이자가 적용되지만 동일한 단리 이자 상품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만기 이전에 해지할 경우 이자의 상당부분을 수취할 수 없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유리한 조건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10년이 넘는 투자기간이 너무 길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또 가산금리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연복리 4%의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100세 시대를 사는 지금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은 자산관리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과제입니다. 연복리 4%의 수익률이 매력적이지 않아 보일수도 있지만 정기예금 금리로 표시되는 단리로 계산하면 연 6%에 해당하고,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공시된 퇴직연금 10년 평균수익률이 원리금 보장 여부와 무관하게 연 2.5%를 밑돌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 평균으로 결코 달성하기 쉬운 수준이 아닙니다.


재무관리를 공부하게 되면 교과서 맨처음에 나오는 내용이 '재무의 5가지 원칙'(The Five Basic Principles of Finanace)입니다. 그 중 첫번째 원칙이 돈의 시간가치입니다. 돈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시간이므로, 손실을 제한하고 변동성을 관리하며 장기투자를 하면 시간이 갈수록 복리효과가 커져 돈의 가치가 커진다는 것이 재무의 제1원칙입니다. 따라서 투자의 기본은 바로 시간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물론 매일 넘쳐나는 수익률 대박 정보의 홍수로 FOMO 증후군을 앓는 현대인에게 기본을 지키는 투자만큼 어려운 것이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리가 뭔가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을 가질 때면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교훈이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이듯, 개인투자용 국채는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투자의 세상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에게도, 투자의 후반기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적합한 투자의 기본원칙에 가장 충실한 상품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송태헌 신한자산운용 상품전략센터 수석부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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